[스포츠서울|배우근기자]2020도쿄패럴림픽이 개막한다. 도쿄올림픽에서 꽃피운 스포츠정신을 패럴림픽이 더 키우려 한다. 패럴림픽은 1988년 서울대회에서부터 올림픽과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있다. 원래 패럴림픽은 척추장애(Paraplegia)와 올림픽의 합성어로 시작했다. 이후 하지장애 뿐 아니라 다른 장애선수도 참여하며 ‘함께’라는 뜻을 가진 ‘Para’가 포함됐고, 올림픽과도 나란히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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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지난 2012런던 패럴림픽 개막식에 깜짝 등장했다.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장애인’이라고 소개됐다. 루게릭병을 앓고 있던 호킹 박사는 그 자리에서 음성 인식기를 통해 ‘발견의 여정’이라는 짧은 개막연설을 했다. 호킹 박사는 서두에 “발밑을 내려다 보지 말고 고개 들어 별을 바라보라(Look up at the stars and not down at your feet)”고 말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우리 모두에게 무언가를 창조하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런 창조성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삶의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성공할 수 있다”고 호응을 이끌어냈다. 호킹 박사가 전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는 “패럴림픽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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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종목에 출전, 종합 20위권 기대
2020도쿄올림픽에 이어 2020도쿄패럴림픽이 8월24일부터 9월5일까지 13일간 열린다. 181개국 44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전세계 최대규모의 장애인체육대회다. 22개 종목에서 539개의 메달이 주인공을 기다린다. 우리나라는 159명(선수86·임원73명)명의 대규모 선수단이 태극마크를 달고 그 무대로 향한다. 이는 1988서울대회(366명/선수236명·임원130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대표팀은 이번 도쿄대회에서 14개 종목 총 34개(금4개, 은9개, 동21개) 메달로 종합 20위권을 노린다. 금메달은 보치아, 탁구, 배드민턴 등에서 기대하고 있다. 87명의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5년간 굵은 땀을 흘렸다. 그 노력을 바탕으로 이제 발밑이 아닌 고개 들어 빛나는 별을 바라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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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본진 출발, 30일 출국 마무리
2020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단 본진이 18일 오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했다. 이에 앞서 출정식이 열렸다. 출정식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회장, 주원홍 선수단장 및 관계자가 참석해 격려사와 기념촬영만 약식으로 진행했다.
정진완 회장은 “코로나 19로 대회가 1년 연기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훈련에 매진한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올림픽의 열기를 이어 받아 패럴림픽에서도 우리 선수단이 국위선양 할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했다. 출정식을 마친 수영, 탁구 등 45명의 선수단은 도쿄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대표팀은 18일 본진에 이어 19일(역도, 휠체어농구), 20일(양궁, 조정, 휠체어테니스), 21일(보치아, 육상), 23일(사격), 24일(사이클), 25일(배드민턴, 유도), 30일(태권도)까지 차례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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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와 도전자체가 영광 “한계를 깨라”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이미 수차례 자신을 둘러싼 한계와 싸워 이긴 사람들이다. 대표팀 선수들은 사고 또는 질병으로 장애를 갖게 되었지만, 스포츠를 통해 그 한계의 범위를 확장한 산증인이기도 하다. 그 최대치가 국제대회 메달이다. 그 연장선에서 선수출신인 정진완 회장이 선수단에 꾸준히 강조하는게 있다.
“자기 한계를 설정하고 깨라”는 당부다. 메달이라는 목표보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면 결과는 따라온다는 믿음이다. 본인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다. 정 회장은 1996애틀랜타에서 사격 대표로 출전했지만, 1등을 하겠다는 욕심이 앞섰다. 수확없이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금메달은 준비한만큼 실수없이 과녁을 조준한 2000시드니에서 세계신기록으로 당당하게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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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도 반납하고 준비한 패럴림픽
도쿄로 떠난 선수들은 그동안 이천 선수촌에서 빛나는 별을 품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출국전까지 선수촌에서 연일 담금질에 몰두했다. 실전같은 훈련의 연속이었다. 외출은 스스로 반납했다. 훈련매진과 함께 코로나19 감염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서였다. 선수촌 내 동료에게 전파할 위험을 원천봉쇄 했다. 그동안의 노력이 한순간에 수포가 되지 않도록 방역에 철저히 대처한 것. 대한장애인체육회도 선수들이 일본에서 사용할 별도 마스크와 안면가리개를 제작했다.
또한 패럴림픽 경기 중에도 다른나라 선수와의 접촉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선수단 전체에 요청했다. 그리고 대한장애인체육회는 이번 도쿄에서도 선수단을 위한 급식센터를 운영한다. 올림픽 급식센터에 비해 더 업그레이드 됐다. 보온보냉 도시락을 준비해 선수들의 경기력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이미 이촌선수촌에서 영양과 건강관리, 그리고 선수들 선호도까지 고려해 시식과정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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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그 이후 청사진
대한장애인체육회는 2020도쿄 하계 패럴림픽의 성공과 함께 그 이후까지 내다보고 있다. 패럴림픽이 끝나면 바로 전국체전에 돌입한다.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10월 20일부터 25일까지 경상북도 구미시에서 열린다. 내년엔 동계패럴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2022년 3월 4일부터 13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그 막이 오른다. 동계 패럴림픽이 끝나면 곧이어 데플림픽(농아인올림픽대회)이 열린다.
데플림픽은 2022년 5월 1일부터 15일까지 브라질 카시아스두술에서 열린다. 한국은 지난 대회에서 3위를 기록했다. 동계종목 선수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건강관리에 이미 들어간 상태다. 정진완 회장은 “기초종목을 육성하고 스포츠과학을 도입하고 있다. 신인선수 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 시스템 확립과 이를 통해 장애인스포츠 강국의 위상을 세우겠다는 청사진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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